1505-pillar.jpg

 기둥


벌레 먹고
갈라져 터지고
닳고 썩은 기둥 앞에서,
아리고 저리는 다리로
오늘도 버티며 나를 위해
영원히 서 계실 것 같은
홀로되신 어머니의 다리가
자꾸 눈에 밟힌다.


삶이란 결국 이런 것일까
세월이 지나면서
누군가의 기둥이 되는...


나도 모르게 어느새
다리에 힘이 들어간다.


사진ㆍ글  / 양병주, 완주 화암사, 2014